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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춤은 맛을 알면 벗어 날 수 없는 마약과 같아요” - 박경랑

“이번에 제대로 된 한 판을 벌여 보자” - 김운태


12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에서 ‘판굿’의 공연이 있었다. 공연 전 관객들의 질문을 들고 분장실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 입으신 박경랑 선생님과 앞서 공연을 하고 나오신 듯 숨을 고르고 계신 김운태 선생님을 만났다.


Q. 팀을 어떻게 이루셨는지 궁금하고요, 이런 공연들은 어디에서 볼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박경랑) 솔로로 활동 하고 가끔 이렇게 모여서 공연을 해야 될 때는 모여서 연습을 합니다. 같이 연습을 하는 기회는 많이 없죠.

저희들 공연은 마당에서 또 자연스런 분위기에서 공연이 많이 이루어집니다. 정형화된 무대도 중요하지만 우리 것이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보여주고 관객들과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장소를 많이 택합니다.


(김운태) 이런 공연은 서로 재미있어서 오는 거예요. 우리 것이 외국에 소개 돼야 된다는 입장에서의 사명감 그거 아니면 모일 수가 없어요. 각자 솔리스트로 공연 하는 것이 더 많고. 저 같은 경우는 혼자 다니는데 이렇게 쟁이들이 모인다고 하면 언제든지 달려와서 하는 거죠.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공연은 많이 있어요. 국립국악원, 국립무용단도 따로 있고, 남사당도 있고 각 시립 굉장히 많은데 통상적으로 정기공연을 하다 보니 신명감이 덜할 수도 있고. 저희 공연을 하는 목적은 프로들이 모여서 제대로 된 판을 한 번 벌여보자 라는 거예요. 이번에는 외국인을 상대로 우리 공연을 선보이고 내년에는 공식적으로 수출해보자 하는거예요. 이 공연을 준비 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Q. 2004년에 하셨던 <춤추는 바람꽃 여성농악단> 보다 무대화 됐다는데 그 의미가 무엇이고 또 그 때의 공연과 지금의 공연이 다른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박경랑) 2004년 공연은 흩어졌던 분들이 모여서 형식을 짰던 무대구요, 이번에는 무대화시켜 만든 작업이기 때문에 지난번의 마당놀이의 형식을 그대로 올려놓은 것에 비해 조금 더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듬어진 공연이죠.


(김운태) 예전 공연을 복원하는 차원에서 신경을 많이 썼어요. 작품을 만들기 보다는 옛날 사람들을 모아서 다시 한 번 재연하는 쪽이예요. 이번에는 가락도 정리를 하고 춤사위도 정리를 했어요. 흔히 말하는 연풍대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왼발을 중심으로 돌기 시작하는데 전라도는 왠지 오른쪽 발을 사용하면서 흥청거려요. 그런 것도 시도를 했는데 아직 완성은 되지 않았어요. 해가 흐르면 흐를수록 그 부분을 더욱 신경 써서 본격적으로 익히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Q. 한국무용을 잘한다는 의미가 어떤 것인지 알고 싶고 청소년들이 한국무용을 왜 전수해야 하는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박경랑) 한국무용에도 신무용이 있고 전통무용이 있는데 신무용은 젊은 세대들이 많이 좋아하지만 전통무용은 좀 소외시 되었기 때문에 많이 볼 수 있는 기회도 없었죠. 그런데 요즘은 우리 것을 다시 살리려고 하는 흐름 덕에 전통무용도 많이들 좋아하죠. 우리춤은 깊이가 있어요. 서양 사람들이 따라 할 수 없는 어떤 오묘한 춤의 기법이 있기 때문에 저희가 외국에 가서 외국춤을 배우면 쉽게 따라 하지만 서양분들은 저희 춤을 쉽게 받아들이질 못해요. 우리춤은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신체의 모든 부분들을 활용해야만 제대로 된 하나의 춤사위가 나와요. 또 서양춤은 오락성이나 보여지는 춤인데 반해 우리 춤은 보여지기도 하고 인생의 철학이라든지 자기가 살아온 인생의 마음과 정신이 담기지 않으면 한 동작 한 동작이 우러나오질 않아요. 그게 서양춤과의 차이죠.

우리 것이기 때문에 더 소중함을 알고 해야 된다는 걸 알지만 젊은 사람들이 현대리듬 감각에 빠른 것만 좋아하니까 느린 것에 익숙해져 있질 않아요. 하지만 한 번 빠지게 되면 벗어나질 못해요. 왜냐하면 우리의 국민성이 그대로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려고만 하지 말고 과감하게 부딪쳐 보면 자기도 모르게 점점 빠져들게 될 거예요. 그 맛을 알게 되면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게 마약이나 마찬가지예요 우리 춤은. 단순하지가 않기 때문에.


(김운태) 한국무용이나 서양무용이나 ‘잘한다’는 개념은 똑같아요. 다만 형식미가 조금 다를 뿐이죠. 그리고 체형이 다르기 때문에 표현하는 방법이 달라요. 서양은 즉흥적이지만 한국은 내면적인 표현이 많아요. 한마디로 제가 공연에 흔쾌히 나가지 않으면 흥을 낼 수 없어요. 동작이 많지가 않으니까요. 한국무용을 잘춘다 라고 하는 것은 우선은 나를 찾아 봐야 해요. 내가 무대에 서는 사람이 맞는가. 또 내 소망과 삶이 무대에 서기를 원하고 있는가를.

한국무용을 잘 추려면 첫 번째 한국적 체형을 놀여야 해요. 또 한 가지 말씀 드리면 절대적으로 음악을 느껴야 해요. 춤에는 장단이 보이고 장단 속에는 춤이 보여야 된다는 거죠. 서양에서는 장단을 비트라고 하는 것 같은데 쌈바를 보면 광장히 강하게 단순하면서도 잠시 동안에 사람을 끌어들이는 강한 비트를 갖고 있지만 우리는 형식에 드러나는 게 적기 때문에 힘들고 내면적으로 힘을 줘야 해요. 그걸 어른들이 속박자라고 해요. 내 속에 박을 품고 있다. 그러니까 한국무용을 잘 추려면 여러 가지 것들을 경험하고 체험해야 돼요.

- 아직 공연을 하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친절하게 대답해 주시고 마지막 기념촬영에 멋진 포즈로 마무리 해주신 박경랑 선생님. 한복을 차려입은 고운 자태에서 빛이 나셨다!!

- 공연 중간임에도 불구하고 질문에 대답해주신 김운태 선생님. 마지막 질문을 하나 남겨두고 공연 중간에 인터뷰 한다고 혼난 나를 위해 공연 끝나고 대답 해주시겠다고 하셔서 눈물 났다.


글/영상 시끌이 기자부 이현진

인터뷰 동영상보기 : http://www.sidance.org/bbs.php?table=2007notice&uid=321&query=view

Posted by 경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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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세계인의 무용축제인 ‘서울세계무용축제(이하 시댄스)’는 올해도 어김없이 관객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시댄스는 세계 유수의 무용단을 초청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고유의 음악과 무용 또한 놓치지 않고 있다. 바로 12일 펼쳐진 판ㆍ굿의 공연이 바로 그것이다.
판ㆍ굿은 풍물굿의 종합적 연희를 이르는 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굿’은 단순히 무당에 의해 주재되는 의례라는 모습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지는 볼만한 것의 총체를 말한다. 즉, ‘판ㆍ굿’은 춤을 추되 소리와 한 데 어우러지게 하는 판이요, 춤을 추어 널리 뵈게 했던 옛 굿을 복원하는 굿이다. 오늘의 판ㆍ굿은 지난 2004년 시댄스에 초청되어 격찬을 받았던 ‘보다 무대화한 공연이다.

공연장 밖에서 시작된 여성농악단의 공연은 객석을 지나 무대까지도 한참을 이어진다. 유랑농악단의 마지막 세대인 이 여성농악단은 이제 나이 지긋한 우리들의 어머니가 되어있으며 여기저기 흩어져 살고 있었지만 이번 2007 시댄스로 다시 뭉쳤다고 한다. 몸에 ‘인’으로 박힌 리듬은 머릿속에서 생각할 틈도 없이 쏟아져 나온다. 이들의 구성진 ‘농부가’ 한가락에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보면 우리도 어쩔 수없는 한국 사람인가 보다.

이들의 텅 빈 무대는 곧 ‘오채진굿’으로 가득 메워진다. 구성진 태평소 가락에 여성농악단은 자유로움을 마음껏 만끽한다. 그 자유로움 속에 바로 질서 정연함이 있다. 동선의 규칙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이들의 표정에서 읽을 수 있다. 이미 많은 세월로 예전과 같은 기량을 보이지 못해 아쉽다는 사회자(예술감독 진옥섭)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뛰어난 호흡을 보이고 있다. 그 균형과 불균형의 기준을 탐닉하는 것, 바로 관객의 몫이다.
베이스 없이도 시끄럽지 않고 안정된 느낌은 강약의 조절로 매우 적절하다. 그것은 이미 서로의 눈짓만으로도 최고의 공연을 선사하는 이들이 오랜 역사를 품고 있다는 그 증거이다.

이어 ‘설장구춤(유점례, 이영단)’과 ‘징춤(김정숙)’이 이어졌다. 설장고춤은 장고 2명이 빠른 호흡으로 신들린 장고 가락을 연주하며, 징춤은 징이라는 악기만이 줄 수 있는 그 여유로움과 긴 호흡이 매우 매력적이다. 특히 시연자(김정숙)의 어깨, 팔 동작과 시선처리가 더욱 그러하다. 서로의 눈짓으로 박자를 맞추는 것이 무척 경이롭다. 징의 소리처럼 묻혀있는 소리가 살아나야 풍물전체가 살아나는 것이다.

이어 밀양북춤(하용부)의 시연이 이어졌다. 북을 끈으로 매어 무릎정도에 두고 북채를 들고 사물놀이 반주에 맞춰 연주와 춤이 동시에 빠른 전개로 이어진다. 춤꾼의 호흡과 선, 표정 손끝까지 힘이 넘친다. 강,약,중간으로 설명할 수 없는 박자와 세기는 결코 서양의 오선지에 표현되어 질 수 없다. 그리고 그의 표정이 압권이다. 그 어느 누구보다 행복함에 젖어있는 그는 이미 전부를 다 가졌다. 이 세상을 큰 무대로 벌이는 진짜 한 ‘판’이다.

‘교방춤(박경랑)’은 정말 아름다웠다. 이미 젊은 시절을 춤꾼으로 보내고 그 자태와 온화한 미소가 그대로 보이는 그녀의 손짓, 발짓은 기교를 부리지 않음에도 그 힘이 객석에까지 전달된다. 그녀는 넓은 무대에 혼자였지만 빈틈이 없다. 손목, 손끝, 팔, 손가락, 손에 들린 부채자루 끝까지 그 힘이 느껴진다. 호흡을 가지고 논다는 느낌이다.

이어 김운태 연출의 긴 세월의 유장함이 묻어나는 ‘채상소고춤’과 ‘부포춤(유순자)’이 이어졌다. 특히 부포춤은 상쇠가 머리에 쓴 부포의 깃털이 날리면서 사람의 얼굴 표정과도 같은 모양으로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느껴지게 한다.

우리의 옛 놀이는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없다. 오늘 펼쳐진 이들의 ‘판ㆍ굿’은 진정 자유로웠고 진짜 흥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물 한 모금 마시고 잠시의 쉼도 없이 다시 장고와 북을 집어 들었던 이들의 젊은 시절이 눈에 보이는 듯 하다. 그 노래 한 자락에 다시금 힘을 얻어 일터로 나갔던 우리 옛 선조들의 유일한 위안이었다. 우리의 놀이 한 판을 ‘아트(Art)'가 아닌 ’하트(Heart)‘로 봐달라는 사회자(예술감독 진옥섭)의 농담한마디가 참으로 진짜 같다. 그냥 즐기라는 이들의 한마디가 더욱 특별히 느껴진다.


공정임기자 kong24@hanmail.net


Posted by 경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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