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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춤과 현대춤의 교감(조율)

 

 

전통춤과 현대춤의 교감

[한겨레] 세가지 주제로 춤사위 주고받아

내로라하는 명인·무용가들 ‘조율’

우리 전통 춤과 현대무용이 공통된 주제로 만나 조율하고 교감하는 독특한 춤판이 펼쳐진다.

9~10일 서울 엘지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조율> 공연은 한국 전통 춤의 내로라하는 명인들과 현대무용가들이 어울려 ‘매혹’, ‘구도’, ‘신명’이라는 세 주제로 예술적 영감을 나누고 춤사위를 교감하는 자리다. 우리 전통음악이 현대의 춤과 어떤 접점에서 만나고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첫 무대에서는 박경랑(49·경남 무형문화재 제21호 김수악류 진주교방굿거리 춤 이수자)씨가 조선시대 대표적인 예인집단이었던 기녀들의 춤인 ‘영남교방춤’으로 옛 한국 여성이 지닌 ‘매혹’을 선보인다. 교방 기녀들의 멋과 태를 끈끈하면서도 은은한 춤사위로 펼쳐보이면, 한국 춤의 현대적인 변형에 매달려온 김은희(47·김은희무용단 대표)씨가 오늘날 여성의 ‘매혹’을 담아낸다. 여기에 중요무형문화재 제82-4호 남해안별신굿보존회 대표 예능보유자 정영만(54)씨가 삼현육각에 징과 아쟁을 덧붙인 음악으로 춤사위를 돕는다.

‘구도’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와 제97호 살풀이춤의 이수자 채상묵(66)씨가 번뇌와 깨달음을 표현하는 승무를 추면, 현대무용가 이용우(29·엘디피무용단 단원)씨가 현대사회를 사는 젊은이의 내면을 표현한 창작 춤으로 화답한다. 음악은 남해안별신굿보존회와 김주홍(40)씨가 이끄는 전통 타악그룹 노름마치가 연주한다.

<조율>의 대미인 ‘신명’ 무대는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 예능보유자 하용부(55)씨와 현대무용가 차진엽(31·엘디피무용단 단원)씨의 만남으로 꾸며진다. 영남 춤의 1인자 하용부씨가 ‘밀양백중놀이’의 백미 밀양북춤과 범부 춤으로 흥과 신명을 풀어나가면, 현대무용가 차진엽씨가 창작 춤으로 뒤를 받친다. 노름마치와 원일(43)씨가 이끄는 국악그룹 바람곶이 함께한다. 특히 소리꾼 장사익(61)씨가 특별출연해 절절한 한의 노래와 소리로 세 가지 서로 다른 주제를 잇는다. (02)2005-0114.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엘지아트센터 제공